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잘못 알고있는 통념을 짚어보자 – 시장의 실패편
시장의 실패
마국발 금융위기는 시장의 실패라고 하는데, 사실상 미국의 서프라임모기지는 시장의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실패한 것이며 수출 주도국가와 미국의 구조적 문제(글로벌 언벨렌스)와 미국 중앙은행의 문제이다. 이것에 대해서 알아보자.
금융위기 당시에 얼마나 많은 미국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는지 한국 사람들은 아마 잘 모를것이다.
그저 코스피가 폭락했던 것만 기억에 남아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것이 무조건 시장의 실패라고 우기는 것을 본다.
미국 사람들에겐, 한국의 IMF 위기보다도 충격이 컷던 것이 바로 금융위기였다. 얼마나 큰 충격이였는지는 아래의 그래프들이 잘 나타내기에 가져왔다.
아는 사람이라면 스킵해도 좋다.
집값은 굉장히 큰 폭으로 폭락했으며
많은 사람들은 노숙자로 만들어 버렸다.
위의 그래프는 금융위기로 인해 치솟았던 미국의 실업률이다.
가장 오른쪽의 음영이 바로 그 금융위기 당시의 기간이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의 고통에 시달렸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식의 가격이다. 한 순간에 10년전보다 더 바닥으로 끌고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금융위기는 당시 회사가 금융시장에 가서 돈을 빌리는 것도 어렵게 만들었다.
위기 당시에 특히 신용 등급이 낮은 회사들이 얼마나 돈을 빌리기 힘들었는지를 나타낸다.
그리고 금융위기 당시에 얼마나 무역량이 감소했는가를 나타낸다.
세계 무역의 감소는 곧 전세계에 그 불황의 씨앗을 퍼뜨리는 계기가 된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국가가 매우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1920년대 대공황때도 국제무역이 감소해서 세계 경제가 퇴보했다.
그런데 이번 금융위기에선 1900년대의 일들을 반성하며, 전세계가 공조해서 관세장벽이나 비관세장벽들을 없애버림으로써 무역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서로 노력했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위의 자료들은 금융위기 당시의 충격을 표현한 자료들이고
현재는 금융위기로부터 7년이나 흘렀다.
미국 경제는 이미 셰일가스의 힘과 양적 완화 등을 통해서 유럽을 뒤로한 채, 지금 현재는 세계에 있는 선진국 중에 가장 미래가 유망한 나라가 되었다.
물론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자본주의 역사에서 항상 위기는 반복되어왔다.
튤립 버블, 미시시피 버블, 대공황을 비롯해 수많은 위기가 매번 일어났고 또 일어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왜 미국에 금융위기가 왔는가?”에 대해서 우리가 학습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선 당시 좌파와 우파들이 미국의 금융위기가 왜 왔는지에 대해 각자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좌파에서는 이것이 ‘시장의 실패’라고 했고
우파에서는 이것은 ‘정부의 실패’라고 했다.
경제학자들은 이것이 어느정도는 정부의 실패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왜 정부의 실패인지를 알기 위해 금융위기가 오기 전에 미국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먼저 이 그래프를 보자.
위의 그래프는 ‘전체 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몫’을 나타낸다. 즉, 노동소득분배율이다.
선진국 뿐만아니라 후진국에서도 노동에 대한 몫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에 대한 몫이 감소하면 그만큼 빈곤층이 증가하고 중산층의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퇴보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중위임금에 있는 사람들은 지난 15년간 오히려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미국 빈곤층이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이것들이 미국의 금융위기와 무슨 상관일까?
미국 정부는 불평등으로 인해 늘어만 가는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신용이 부실한 사람들에 대한 대출을 은행이 하도록 시장을 왜곡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판단에 놔둔 것이 아니고, “야 은행아 너 서민들한테도 대출해줘!” 라고 정부가 금융산업에 대해 포퓰리즘을 했다는 것이 포인트다.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을 대출하다보면 결국 부실 대출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에 못 받을 돈이 늘어난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면 금융위기도 현실이 된다.
이게 우파에서 금융위기는 정부 실패라고 주장하는 이유의 주요 맥락이다.
실제로 부시 정권 당시에
“미국인들이 자신의 자동차와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요지의
오너십 소사이어티(Owenrship Society) 슬로건이 있었다.
당시에 NINJA 론(No Income, No Job, No Asset, 일자리, 소득, 직업이 없어도 대출) 이라는 말도 있다.
참고 :
http://en.wikipedia.org/wiki/Ownership_society
그렇다고 당시 금융위기가 무조건 정부의 포퓰리즘적 정책 때문이였을까?
그것은 물론 아니다. 금융위기는 어느 한 원인에 의해서 촉발되지는 않았다.
여기서 다룰 내용은 글로벌 불균형이다.
글로벌 불균형이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쪽은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FRB 의장이기도 했던 버냉키의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불균형이 하나의 문제로 석학들이 계속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그 불균형의 구조는 아래와 같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과 독일 등은 수출주도발전 전략을 택했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가 엄청나다.
반면,
미국은 그 엄청난 동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을 받아주기 위해 결국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 그래프가 아래에 나와있다.
버냉키의 설명에 의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과도한 저축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저축은 국민들의 성향 문제라기 보다는, 국가 정책적 문제이다. 즉 소비를 더 많이 하는 국가가 될지, 저축을 더 많이 하는 국가가 될지는 국가가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기준금리조절을 포함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등)
현실을 보면 알다시피 한국과 중국은 내수 소비가 굉장히 부진한 축에 속하는 국가 그룹이다.
보통 내수는 GDP 대비 민간 소비 비중으로 따지는데, 한국은 50%정도 뿐이 안되며, 중국은 30%대에 있었다. (미국은 70%이상)
동아시아 국가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을 한다는 사실이 그 원인이다. (일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만 생각해봐도 알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잉 저축의 근원에는1990년대 말 아시아의 금융위기(우리에겐 IMF의 악몽) 가 자리잡고 있다. 당시에 우리나라는 경상수지가 적자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외환 보유고가 갈 수록 줄어들었다. 그 줄어든 외환보유고를 충당하기 위해 해외의 투자를 받아들이면서 외화를 충당했다.
우리에게 있어서, ‘경상수지 적자’ = ‘저축보다 소비지향적’ 이라는 것을 머릿속에 각인하자. IMF 오기 전에 사람들이 살기 굉장히 좋았다고 했지? 당연하다. 그땐 우리나라가 굉장히 소비 지향적이였으니까.
하지만 생각해보자. 당장 외국인이 투자할 때는 외화가 들어오겠지만, 그 사람들이 갑자기 세계 경제의 위기나 혹은 그 나라의 신용도 문제로 다시 자기 나라 돈으로 빼갈때는? 외환보유고는 순식간에 동나게 될 것이고, 결국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가는 거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1990년대에(한국은 IMF) 그렇게 된통 한방 맞은 뒤로
“경상수지 적자를 흑자로 바꾸지 않는 경제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아닌 이상 결국 망하더라…” 는 것을 배웠다.
그럼 어째서 이러한 글로벌 불균형이 미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했을까?
그것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얻어낸 ‘달러’들을 어떻게 운용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단 이 괴랄한 규모의 중국 외환보유고나 감상해보자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3년 기준 4조 달러에 육박한다. (한국 GDP의 거의 3~4 배에 해당한다)
몇 년 전만 해도 1조달러였는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간다. 일본도 1조 달러 이상이다.
대만 또한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작으면서도 우리보다 더 많은 외화를 갖고 있다.
한국도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다는 기사를 매번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그럼 이렇게 축적된 ‘달러’들이 어디로 갈까?
이렇게 큰 자금들을 운용하려면 ‘안정성’이 필수다. 결국 달러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채권’ 이라는 미국채를 사기 위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하기 위해 빚을 내서 무기를 구입하면,
그 돈을 내주는 국가는 ‘중국’ 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는 거다.
그 말이 왜 나왔는지에 대해서 아래의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1조 달러면 우리 나라 1년 GDP에 맞먹는 금액이다.
어쨋든 이렇게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면 미국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
저 엄청난 자금들이 그것도 매년 미국으로 들어오면?
미국에서는 당연히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흘러 넘치고,
매우 풍부해진다. 이쯤 되면 미국에서는 시중에 자금이 흘러 넘쳐서 이자율이 매우 낮아진다.
왜냐하면 이자율은 돈에 대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돈이 많아진다면 이자율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자율이 낮아지면 어떻게 될까?
금융 버블, 부동산 버블이 발생한다.
낮아진 이자율 덕분에 사람들은 돈을 빌려서 소비를 하고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전 FRB 의장이였던 벤 버냉키는
“동아시아의 과잉 저축(과도한 경상수지 흑자)이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래서 글로벌 임밸런스(세계 불균형)을 없애자고 누누히 주장해왔다.
해소하지 않고 계속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쌓여 간다면 위기는 또 터질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명박 정부때부터 매번 미국이 중국보고 G20 같은 정상회담에서 환율 장난치지 말라고 한것이다.
당시 오바마는 리밸런싱을 하자며 중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미국 FRB 의장이였던 버냉키의 의견은 아래와 같다.
“미국 중앙은행은 적정금리를 준수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블이 발생한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엄청난 양의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달러들을 쌓았고,
그 달러들을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금융이 발전한 미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들어온 막대한 양의 달러들은 미국 금융시장의 이자율을 낮추는 역할을 했으며,
이자율이 낮아짐으로써 미국인들이 여기 저기 투자를 하며 버블이 발생했다! “
http://www.federalreserve.gov/pubs/ifdp/2011/1014/ifdp1014.htm
<버냉키의 설명에 대해 반박을 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러한 벤 버냉키의 설명에도 반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과 수출주도발전 국가들이 수출을 통해 번 외화가 안전한 자산을 쫒아서 미국에 들어온 것은 맞지만,
“왜 동아시아가 그토록 엄청난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미국은 적자를 볼까?” 에 대한 다른 시각이다.
1. 동아시아의 과잉 저축이 아니라 미국의 과잉 소비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사실, 동아시아가 저축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이 과잉소비를 해서 세계에 불균형이 생겼다.
과잉 소비를 하지 않는다면 경상수지 적자도 줄어 든다!”
2. 중앙은행의 직무유기를 논하는 사람들도 많다.
경기가 과열되면 금리를 높이고, 경기가 침체에 빠져 있으면 금리를 낮추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고
또한 부동산이나 금융 버블 때문에 경제가 망해버리지 않도록 잘 조절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다.
아래는 미국 기준금리 추이이다.
시간이 갈 수록 점점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것이 보인다.
버냉키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미국이 그 동안 너무 과도하게 기준금리를 내려서 그것이 시장의 이자율 수준을 낮추고 소비에 대한 기회비용도 낮추고 버블을 만들었다. 만약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높였다면 집값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했을 것이고 부작용도 작았을 것”
위와 같이 주장한다.
참고문헌:
Taylor, John B. (August 2007), Housing and Monetary Policy(PDF), Kansas City Federal Reserve Bank Economic Symposium. Jackson Hole, WY., retrieved 20 June 2014
Taylor, John B. (November 2008). “The Financial Crisis and the Policy Responses: An Empirical Analysis of What Went Wrong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는 ‘시장의 실패’ 가 아니다. 위기의 원인으로는
1. 정부의 포퓰리즘(신용도 낮은 사람에게 대출- NINJA loan)
2. 글로벌 불균형
3. 볼커 이후로 미국 중앙은행의 상당히 낮아진 기준금리
이 세 가지가 거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한다.